미리 보는 07’ 가을 겨울 트렌드

지난 2년간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스키니 진에 의한 호흡곤란, 혈액순환 장애는 한간에서 벌룬 실루엣의 미니 드레스와 하이웨이스트 셔츠로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당신의 숨통을 트여줄 아이템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름하여 배기팬츠. 밑 위가 길어 일명 똥 싼 바지라 불리는 배기팬츠는 전형적인 니폰 스타일에서부터 허리와 허벅지에 턱과 게더로 여유를 많이 준 클래식한 배기까지 다양하게 선보여지고 있다. 시크함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종아리는 딱 달라붙게 입을 것. 앙 선생님의 바지가 유행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나. 몇 년 전 바로크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이 유행했을 때 비즈와 스팽글, 스톤 장식이 목 주위를 장식했었다. 그 이후 인위적이고 과도한 장식에 질린 사람들은 자연스러우면서 깊이 있는 옷을 추구하게 되었고 디자이너들은 오로지 천으로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주름으로 구조적인 느낌이 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깊이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또한 액세사리 없이도 충분히 화려하고 풍부한 질감을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시각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지만 긴 여운을 주는 동양적 정서가 느껴지는 것이, 어쩐지 두리 언니가 잘 쓴다 했다. 올 F/W에 유행할 코트의 실루엣은 극단적이다. O? X? 둘 다 맞다. 애벌레가 고치에 포근히 안겨있는 모양새 마냥 둥그스름한 코쿤 스타일이거나, 허리를 바짝 조이고 어깨를 강조하거나. 정답은 없으니 취향대로 골라 입어 보자. 디자이너들이 작고 가벼운 종달새라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특히 이번 시즌에 깃털의 쓰임이 많이 보인다. 속치마 마냥 살짝 보여주기도 하고 날개처럼 어깨를 숄로 감싸거나 아예 옷 전면에 조금씩 덧붙여 더욱 가벼운 느낌을 주기도 했다. 모피에 비해 소화할 수 있는 연령도 낮아 보이고 물리적인 무게 감을 줄이면서 몽환적인 감성은 더욱 자극한다. 남과 다른 새로운 스타일을 연구하고 발표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사명이어서 일까. 여전히 허리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어쩐지 어색하면서도 눈에 밟히는 스타일이 있다. 바로 어깨를 강조하는 것. 80년대의 비비드 컬러에 어깨 뽕이 강하게 들어간 수트들을 알고 있는지? 이번 년도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어딘가 더 미래적이고 실험성이 강한 조형으로 디자이너들이 조금씩 맛 보여 주기를 하는 듯 하다. 패션의 유행은 여성의 7군데 신체 부위 - 어깨, 목, 가슴, 등, 배, 엉덩이, 허벅지, 발목 - 의 강조점이 바뀌면서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런웨이가 아닌 서울의 거리에선 이 트렌드가 어떻게 반영 될 것인지 기다려보는 것도 흥미롭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