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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 서울 드라마 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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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모두들 김태희가 되기로 마음 먹은 것일까. 서울 드라마 어워즈의 레드 카펫을 장식한 대부분의 여자 스타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평범하고 무난한 블랙 앤 화이트 계열의 드레스를 선택해 안 그래도 볼거리가 없었던 시상식을 더 재미 없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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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종영한 <커피프린스 1호점> 과 엮이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한 드라마 <화양소년소녀>를 들고 시상식을 찾은 대만의 아이돌 스타 엘라가 입은 튜브탑 미니 드레스도 역시 블랙 컬러.

그 밖에도 백지영, 김성은 등이 별다른 포인트가 느껴지지 않는 무난한 블랙 롱 드레스를 선보였다. 게다가 하나 같이 액세서리는 골드로 통일해 블랙에는 골드, 라는 진부한 공식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루한 블랙 드레스에도 베스트는 존재하는 법. 가는 팔다리의 장점을 십분 살린 미니 드레스를 선택한 한효주가 바로 이 날의 베스트였다. 청순 상큼했던 기존의 이미지에다 블랙 컬러와 웨이브 헤어를 이용해 성숙한 매력을 더한 것이 포인트. 등 부분이 노출되는 질 스튜어트의 미니 드레스는 청순함과 시크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좋은 선택이었다.

가장 무난한 블랙 앤 화이트인데도 보는 사람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것은 장나라와 이하나. 사뭇 다른 기럭지의 소유자인 두 사람은 기럭지 만큼이나 상반된 스타일로 모두를 의아스럽게 했다. 장나라는 스키니 팬츠를 그다지 권장하고 싶지 않은 아담한 신체 사이즈임에도 불구 - 턱시도 수트에 스키니 팬츠, 게다가 다리가 짧아 보이는 단점이 있는 옥스퍼드 부티를 매치해 일견 귀엽기는 하나 별로 칭찬해주고 싶지는 않은 보이시 룩을 선보였다.

그래도 장나라는 이하나에 비하면 형편이 나은 편. 당최 레드카펫용이라기엔 너무 노멀한 레이디 라이크 스타일의 화이트 원피스를 입은 이하나는 하얗기만 하고 결코 얇지는 않은 종아리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애매한 스커트 길이와 부산한 업 헤어로 워스트드레서 리스트를 장식했다. 드라마에서 보여 주었던 사랑스러운 매력을 정녕 레드카펫에서는 볼 수 없는 건가요 메리 양?

무난한 드레스들 속에서 남다른 컬러로 주목을 받았던 스타는 바로 이효리와 박시연. 하지만 이 날 등장과 함께 가장 많은 플래시 세례의 주인공이었던 이효리는 의외로 기대 이하의 스타일을 선보여 실망스러웠다.
그녀가 선택한 다크 블루의 실크 드레스는 등 부분의 디테일이 독특하긴 했지만 정작 앞 모습의 실루엣이 너무 두리뭉실했기 때문에 완벽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라인이라는 자신의 장점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종종 네티즌들이 지적하곤 하는 단점 중 하나인 짧은 종아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애매한 스커트 길이도 치명적. 하지만 무엇보다 의아스러웠던 것은 이 더위에 전혀 걸맞지 않는 앞이 꽉 막힌 스웨이드 소재의 펌프스였다. 얼굴만 보면 이 날의 베스트를 먹고도 남았을 그녀의 공들인 메이크업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강렬한 레드 컬러의 웅가로 드레스를 입은 박시연은 균형 잡힌 몸매로 메탈릭한 느낌이 더해진 화려한 의상을 자연스레 소화해냈다. 하지만 드레스가 과하다고 생각했는지 액세서리를 너무 자제해 깊게 패인 네크라인이 살~짝 허전해 보이기도.

2007 서울 드라마 어워즈는 출연자들의 참석 여부를 둘러싼 잡음과 일부 아이돌 스타에 대한 팬들의 과도한 애정 표현 등 아쉬운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좀처럼 눈요기가 되지 못했던 레드카펫 행사도 단점 중 하나. 전 세계에 흔치 않는 드라마 어워즈인 만큼 내년에는 좀 더 노련한 진행과 함께 화려하고 풍성한 레드카펫을 기대해 본다.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 서울 드라마 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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