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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싸게' 만들어 '빨리'파는 패스트패션, 친환경 패션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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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패션 (fast fashion)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얼마 전 각종 언론에 보도된 패스트 패션의 유해성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어느 분야든 들여다보면 환경오염 시키지 않는 것이 어디 있냐며 다소 시니컬한 태도를 취했던 필자는 몇 일후 이 주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는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귀여운 조카에게 주기위해 배냇저고리를 사러 유아용품 매장에 들러서 옷을 고르던 필자에게  제일 잘나간다며 매장직원이 추천해준 배냇저고리가 문제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누르스름한 아이보리 컬러에 투박한 꽃자수가 놓아진 배냇저고리를 받아든 필자가 파스텔컬러와 아기자기한 프린트로 가득한 다른 제품을 제치고 왜 베스트셀러인지 의구심이 가득한 표정을 짓자 이 투박한 배냇저고리의 특별함을 재빨리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고급 100% 유기농 코튼, 화학표백과 염색을 거치지 않고, 천연재료로 염색한 면사를 이용해 자수를 놓았고, 항균처리와 피부보호 기능을 갖추었다는 배냇저고리는 타제품의 3배에달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판다는 설명! 비싼 가격이 부담되어 슬그머니 놓으려는 필자에게 화학염료의 유해성과 환경보호까지 생각해서 한번 더 고려해보라는 직원의 말은 그 어떤 광고문구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해 결국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게 되었지요!

 

환경보호 운운하는 설명에 혹하여 얼떨결에 환경친화적(?) 소비행위를 행한 필자는 패션과 환경오염에 관한 기사를 다시 읽으며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즌 입고 버리는 값싸고 대량생산되는 패스트패션이 환경오염의 원인이라는 말에 평소 ZARA, GAP, H&M등 패스트패션의 팬이자 옹호론자인 저는 불편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유행이 지났다고 장롱속에 박아둔 옷이 가득한 필자는 준비된(?) 환경오염범 이라는 말인데...이제 정말 환경까지 생각하며 패션을 즐겨야하는 시대가 온거같아 기분이 묘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텔라 맥카트니의 유기농 코스메틱                   GAP의 유기농 제품

 

밀레니엄 이후 웰빙 트렌드에 맞추어 천연소재, 천연염색등 패션에 있어서 많은 부분들이 친환경을 외치지만 사실 패셔너블함과 친화경의 거리는 멀다는게 필자의 생각이었습니다.


쪽잎이나 황토물로 염색한 옷을 입은 패셔니스타를 본적 있습니까? 그런 제품들이 잇 아이템으로 패션지에 오르내린적이 있나요?
그러나....이런 이기적인 생각에 가득 찼던 저에게 일침을 가하듯, 최근의 친환경 제품들은 패셔너블한 면모까지 갖추며 환경과 패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놀라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LOOMSTATE                           H&M

 

바니스 뉴욕의 바이어가 특별코너를 만들어줄 만큼 인기 있는 유기농 브랜드 '룸스테이트(LOOMSTATE)'의 제품들은 시크한 프린트와 디자인으로 뉴요커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있고,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인 '해비추얼(habitual)'에서는 뱀부코튼(대나무 섬유를 섞은 면)으로 만든 청바지가 인기를 끌고, 환경보호론자 임을 공표한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는 유기농 코튼 아이템을 수시로 선보이고 얼마 전 유기농 코스메틱브랜드 '케어 (care)'를 런칭하며 환경운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드레스 투 킬'의 오가닉 데님제품과 '베이직 하우스'의 오가닉 티셔츠를 만나볼수 있고, 이외에도 많은 브랜드에서 유기농 코튼 티셔츠 한 장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을정도 여서  '친환경'이 환경운동을 넘어서서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트렌드'가 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이러닉하게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렸던 패스트 브랜드에서도 유기농 제품이 상당수 출시되고 있고 각종 행사나 캠페인을 통하여 '친환경적 패션'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GAP과 H&M의 유기농 제품들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유기농제품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고 있어 오히려 칭찬을 해줘야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환경에 대한 생각없이 소비를 한다면 환경오염으로 인해 미래에는 의약품 처리를 한 옷을 입어야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무리 옷입는걸 좋아하는 필자지만...이런 상황은 상당히 소름끼치는 상상인 듯합니다. 이러한 미래의 상황을 막기 위해 독자 여러분들도 옷을 사기 전, 그리고 옷을 입기 전에 환경을 한번 생각해 보심이 어떨까요?

김지영

아이스타일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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