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1_ “귀찮아, 잘라버려!” 마리 콴트
history2_ “괜찮아, 입어버려!” 트위기의 원조
예나 지금이나 디자이너는 일개 패션 피플과는 얄팍한 경계선이 있게 마련이다. 그 매개체가 바로 모델인데, 1965~66년 당시 167cm, 40kg으로 뼈다귀 인간인 트위기가 걸친 미니스커트는 아줌마든 어린이든 당장 스커트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그녀를 본받아 뼈를 깎는 다이어트로 의기소침한 이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이들은 상류층을 제외한 나머지 계층. 하류 계층은 늘 반항과 결부되어 있나 보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18인치밖에 안 되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니스커트도 대량 판매되었다고.
history3_ 얼레리 꼴레리~ 손가락질당한 윤복희 여사
그 시절 한국도 패션리더였나 보다. 미니스커트가 영국에서 횡행한 불과 1년 뒤인 1967년 그녀가 미국에서 돌아와 비행기에서 내릴 때 그녀가 입고 있던 것은 치렁치렁한 커튼 스커트가 아닌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미니스커트였다. 이것이 TV에 방영되면서 충격받은 순진한 여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커트 사냥에 나섰다. 곧 1968년 겨울, 한국 최초의 패션지인 <의상> 창간호 커버에 그녀가 심한 스모키 메이크업에 두꺼운 양말을 신은 미니스커트 룩을 선보이면서 누구나 자신의 다리에 자부심을 가지며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다. 이 잡지를 비롯해 TV는 그동안 감춰진 다리가 드러난 사실에 대해 열띤 공방을 벌이곤 했다.
history4_ 더 짧아지면 팬티가 보여요, 스타의 섹시미 업!
그동안 얌전한 고양이던 한국 여성의 스커트는 짧아지는 탄력을 받으니 멈출 줄 몰랐다. 처음 스커트는 무릎 위 5cm에서 출발해 넓적다리가 훤히 보이게끔 30cm까지 올라갔다. 자신이 언더웨어라고 착각할 정도로 짧아지니 섹시하게 느껴질 수밖에. 결국 ‘마이크로 미니’란 이름까지 붙여졌다. 당시 풍기문란 예방 차원에서 우리의 늑대 경찰은 도둑 지키는 것도 힘겨운데 스커트 길이까지 재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이후 미니스커트는 그 의미가 사뭇 달라졌다. 그저 버릇없는 말괄량이 소녀 이미지로부터 진정한 섹시미 트렌드로 업그레이드한 것. 특히 1980년대에 발가벗는 걸 주저하지 않았던 마돈나에서 90년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팝 디바의 귀환은 자신이 환상적으로 보이게 하는 장치로 미니스커트를 입게끔 부추겼다.
history5_ 20년 뒤에 come back?
늘 미니스커트의 유행은 곧 불황을 의미한다는 설에 휩싸였지만, 데이터상으론 헛소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반증 기록이 많은 편. 경제학자 마브리는 오히려 미니스커트는 곧 살 만한 경기를 뜻한다는 데 동의했다. 오일 쇼크 등 불황이 지속되던 1970년대엔 롱 스커트가 유행했다는 증거를 내세우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1960년대 이후 1980년대, 2000년대에 미니스커트가 강타한 것을 볼 때 2020년 아마도 우리가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 있을 땐 화끈한 미니스커트의 돌풍이 다시 휘몰아칠 거란 분석이다.
글 : ecole | 제공 : 이지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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