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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컬렉션.

VJ (Vogue Jockey)가 리뷰하는 서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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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J (Vogue Jockey)가 리뷰하는 서울 컬렉션!


From: Vogue Korea VJ
Sent: 8 pm, 24, Mar. in STEC
To: Vogue Korea Fashion News Team
Subject: 2008 F/W Seoul Collections


<보그 코리아>의 서울 컬렉션 VJ입니다! 2008 F/W 서울 컬렉션은 스타들도 눈에 띄게 줄고 톱 모델들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미스지 콜렉션만은 예외였습니다. 송경아와 장윤주는 물론 글로벌 모델 한혜진, 김다울, 이현이, 강승현 모두를 볼 수 있었죠. 특유의 로맨티시즘을 기본으로 한‘60년대 미니 룩’‘액티브 스포티즘’‘페전트 룩’은 완성도가 뛰어났습니다. 교집합이 없을듯한 세 룩은‘파일럿 캡’을 매개체로 했지요.

남성복 컬렉션 가운데 높은 관객 동원율을 보인 것은 송지오 옴므. 일본 애니메이션의 무사복을 수트와 접목해 강렬함을 선사했습니다. 건축적인 실루엣과 동양적인 디테일을 선보인 이상봉, 공작새의 이미지를 풀어낸 앤디앤뎁 컬렉션도 대체로 호평. 특히 앤디앤뎁은 뉴욕 진출을 위해‘아듀’무대를 가졌습니다. 제너럴 아이디어 역시 마지막 쇼를 했죠. 내년 2월쯤 뉴욕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최범석에게“왜 하필 뉴욕이죠?”라고 물으니 이렇게 답하더군요. “파리는 정욱준이 선점을 했으니 저는 뉴욕으로 가려구요.”서울 컬렉션을 취재온〈i-D〉매거진과 타이완〈보그〉기자들 역시 파리에서 활동하는‘준지’가 서울 컬렉션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더군요. 정욱준이 추천했다며 오프 스케줄로 데일리 프로젝트에서 열린 송자인의 쇼를 지켜본〈i-D〉기자는 그녀의 옷이 유럽적이라고 평했습니다.

Y&Kei의 윤한희도 프런트 로에 자주 포착됐는데, 컬렉션 준비 기간 동안 몇몇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응원의 꽃바구니를 보냈다는 후문입니다. 이상봉은“요즘 눈에 띄는 젊은 디자이너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패션 기자들에게 던지며 한국 패션의 세대교체에 관해 숙고하더군요. 젊은 디자이너 중 눈에 띄었던 쇼를 꼽으라면‘인조 모피’를 전개한 SYK 스몰 프렌즈. 럭셔리 상류층을 위한 모피는 아니겠지만 죄책감 없이 모피를 입고 싶어 하는 젊은층에겐 어필할 만했죠. 이상, 서울 컬렉션 VJ였습니다!


DRESS ROOM
컬렉션을 준비하는 동안 디자이너는 뮤즈를 상상한다. 디자이너가 스케치하는 동안 상상 속에서 수없이 옷을 입혀본 가장 이상적인‘여자’와 그녀의 드레스룸!


Miss Gee Collection 지춘희의 뮤즈는 60년대 트위기를 연상시키는 H라인 미니 원피스를 주로 입고, 코트보다 액티브한 패딩이 잘 어울린다. 파일럿 캡이나 리본 핀 등 어떤 것을 더해도 도회적이고 동시에 로맨틱한 이 여자는 핑크•바이올렛•그린•블루 등 팝 컬러의 원색대비에도 능숙하다. 코사지를 좋아하는 취향으로 볼 때‘여인’보다‘소녀’쪽에 가까웠지만, 50년대 피트 앤 플레어 실루엣의 칵테일 드레스, 헴라인에 깃털이 달린 스팽글 미니 드레스와 빨간 벨벳 드레스를 입고 성숙함을 드러냈다.

Son Jung Wan “이번 컬렉션을 요약한 단어는‘하모니’예요.”손정완은 80년대의 과장된 이미지를 50~60년대 실루엣으로 재단했다. 양극단에 있는 두 시대가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섹시, 페미닌, 럭셔리를 모두 갖춘 뮤즈를 상상해야 했다. 그녀는 가벼운 소재와 무거운 소재를 함께 입는데, 가령 하늘하늘한 실크 저지 드레스와 헴라인에만 모피가 장식된 롱 코트를 함께 입는 식. 파스텔톤부터 채도 높은 퍼플과 로얄 블루, 그리고 골드까지 다양한 컬러 스펙트럼을 소화하지만, 이 컬러들 모두 여성스럽다는 것이 공통점.

Jain by Jain Song “섹스 어필하려는 의도가 없는 무뚝뚝하고 독립적인 여자”라고 송자인은 자신의 뮤즈를 소개했다. 모델들은 화이트 셔츠, 후드 집업, 카키색 팬츠처럼 기본 아이템을 입고 등장했다. 허리선이 낮고 느슨한 실루엣을 즐기는 송자인의 뮤즈는 팬츠의 웨이스트 밴드와 벨트 대신 드로 스트링으로 허리를 졸라매고 백팩을 메고 다닌다. 연말 파티에 참석할 때도 크링클이 많이 잡힌 무채색의 모직 체크 드레스에 굵은 실로 짠 니트 모자를 눌러쓰는 아가씨인 것.

Park Choon Moo 박춘무는‘천사’이미지를 등장시켰다. 그녀의 뮤즈가 착하고 가녀린 모습이었냐고? 오히려 와일드했다. 메탈릭 가공의 니트 원피스 가슴 부분에는 지퍼가 달려 있고, 열린 지퍼 사이로는 천사의 깃털이 보였다. 커트 머리를 한 모델은‘Peace in My Mind’라는 프린트의 저지 티셔츠에 긴 튤 스커트를 매치하고 드라이아이스 사이로 구름 위를 걷듯 걸어 나왔다. 느슨한 실루엣과 매치한 지퍼 장식 모피 볼레로와 메탈 십자가 조각들도 룩을 거칠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이‘강인한 천사’의 이미지가 신선하진 않았다.

Imseonoc “시폰이나 저지를 좋아하는데,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운 성질로부터 다른 방향을 모색하고 싶었어요.”디자이너의 바람대로 임선옥의 뮤즈는 시폰 의상을 입고도 로맨틱하기 보다 싸늘했다. 우븐이나 하드 소재로 만들어야 할 정장 팬츠를 저지로 만들어 입어, 중성적 이미지를 풍기고 시폰과 저지가 섞인 원피스에는 턱 장식을 넣어 보디 컨셔스와는 거리가먼 직선 실루엣을 만들었다. 병원에서 쓰는 수술용 장갑을 끼고, 병원 차트처럼 생긴 클러치백을 매치한 임선옥의 여자는 위트 있지만 소란스럽진 않았다.

SYK Small Friends 할리우드의 럭셔리 스타가 아닌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모피를 상상해보라. 김소연의 옷들은‘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모피를 조각조각 염색해 패치워크한 베스트나 체크 코트에 케이프처럼 붙어 있는 폭스에서 보여준 방식은 기존 모피의 접근과 달랐다. 의식 있는 유럽 여자에게 어울리는 옷이니 그 모든 모피가 인조인 것은 당연한 일!


ORIENTAL EXPRESS
드라마나 신비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은‘오리엔탈리즘’에 손을 댄다. 동방의 세 나라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을 잇는‘패션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Lie Sang Bong 이상봉은 80년대 팝페라 가수 키메라를 뮤즈로 했다.“ 키메라가 달 앞에서 찍은 앨범 재킷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어요. 달이 원이 되고 평면의 원이 모여서 볼륨을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꽃이 되는 실루엣이죠.”한글 프린트가 군데군데 들어간 스커트 수트, 모란과 국화 자수 디테일이 탐스러웠던 모피 코트와 기녀 치마폭의 금박 장식을 떠올리게 하는 메탈릭 원피스까지. 거의 모든 옷들에 한국적 오리엔탈 디테일이 통일감 있게 보여졌다.

Andy&Debb “미니멀리즘 위에 있는 초현실성을 표현하고 싶었어요.”디자이너 윤원정이 말하는 초현실성은‘신비’라는 단어로 대체됐고, 이것을 도자기에 발현되는 공작새의 푸른빛을 말하는‘공작람유’라는 단어로 압축했다. 공작 프린트의 시폰 롱 스커트, 깃털 자수 울 코트, 새의 깃털 결처럼 표현된 러플 티어드 네크라인 등은 컨셉을 직설화법으로 보여줬다.

Rubina 루비나의 뮤즈는〈색, 계〉의 헤로인 탕웨이.“ 시대는 40년대이고, 배경이 중국이기 때문에 동양적이죠. 그렇지만 옛날 옷처럼 보이면 안 돼요.”디자이너는 과거와 동시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했다. 따라서 가죽, 니트, 모피 의상에 오리엔탈리즘 디테일을 적용한 것이 특징.

Song Zio Homme “두 시즌 전부터 파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데, 브랜드에 강한캐릭터를 부여할 모티브가 필요했죠.”송지오는 이를 일본 애니메이션 속 무사 이미지에서 찾았다. 무사 갑옷의 프로텍터에서 응용한 누빔 처리 밴드가 팬츠 허릿단에 붙어 있는가 하면, 블루종의 후드는 사무라이 모자와 닮아 있었다. 턱시도 코트와 가죽 재킷의 칼라는 한복 저고리 앞섶처럼 겹쳐진 서플리스 네크라인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다.

ORIGINAL SHOW TRACK
영화에만 O.S.T가 있는 게 아니다. 쇼의 분위기를 좌우할 뿐 아니라 컬렉션의 어떤 단서이기도한 쇼 음악, 이름하여‘오리지널 쇼 트랙’!


Ha:Sang;Bek 하상백은‘닌자와 인디언’을 테마로 메탈릭 컬러와 특수 소재를 사용한 미래주의 의상을 선보였다. 메탈릭한 스키니 팬츠, 닌자 도복 벨트가 달린 라이더 재킷, 오버 사이즈의 패딩을 입은 모델들은 인디언식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에 맞춰 워킹했다. 쇼 내내 들리던‘alive’는 이제는 사라진 인디언과 닌자를 역설적으로 추모하고 있었다.

General Idea 북부 유럽의 양치기 소년을 주인공으로 패션 동화를 선보인 최범석. 주인공의 출신과 직업에 맞춘 캐주얼웨어가 등장했는데, 노르딕 패턴 니트, 체크무늬 패턴물, 베이지색 배기 팬츠 등이 대표 아이템. 포인트 컬러로 사용된 옐로와 오렌지는 컬렉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터진 스티로폼 눈가루는 피날레 쇼맨십으로 충분했으며, 록비트가 신나는‘My Chemical Romance’의 음악과 함께 이 동화는 해피 엔딩!

Kimseoryong Homme “남자 모델 착장을 그대로 여자에게 입혀도 어울릴 만한 옷이죠.”‘December Boy’를 테마로 삼은 김서룡은 성별이 모호한 룩을 시도했다. 두 벌을 레이어링한 듯한 쇼츠, 원피스처럼 보이는 롱 셔츠, 레깅스와 짧은 니트 볼레로의 조합에서는 여성스러움 까지 느껴졌을 정도. 또한 블랙 의상에 숨겨진 크기가 다른 포켓 배치, 싸개 단추, 귀여운 니트 토끼 인형 등은 눈에 쉽게 띄진 않지만 가까이서 보면 감성이 느껴지는 디테일들이었다. 이 감상적인 12월의 소년은 피날레 때 흘러나오는 포크 록 가수 데벤드라 벤하트의 허무한 목소리와 함께 조용히 무대 뒤로 사라졌다.

Mw 손성근은‘남자의 내면’을 왜곡된 수트로 표현했다. 예를 들어 성인 남자 재킷의 한쪽 소매가 길게 연장되어있고, 그것은 어린 남자아이의 재킷 소매와 연결되어 있어 둘은 항상 함께다. 이 남자는 아직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 컬렉션에서 비즈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답을 찾지 못했죠. 차라리 옷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으로 브랜드의 성격을 담아내고 싶었어요.”그의 의도를 반영한 듯, 몽환적이고 현실감 없는 아이슬란드 밴드‘Sigur Ros’의 우울한 비트가 쇼 내내 울려 퍼졌다.

- 자세한 내용은 <보그> 5월호에서 확인하세요!
- 취재 / 이희정(보그닷컴 웹에디터)
- 포토 / AN JI SUP, CHOI MI KYUNG, SONG JAE YOUNG, BAE JUNG HEE
- 출처 /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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