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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통합보관자료

블랙 판타지 비터앤스위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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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봄 여름 SFAA 컬렉션에서 데뷔했던 젊은 디자이너 이문희. 그 해 10월부터 ‘비터앤스위트’라는 단독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마니아 층과 셀레브리티들에게 사랑 받는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그가 잠시간의 공백 동안 더욱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가을 겨울 의상들을 판타스틱한 고디즘으로 풀어보였다.

지금까지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그의 옷은 ‘드라마틱 블랙’으로 일축할 수 있다.

지난달 20일 해외 컬렉션 시기에 맞춰 서울 컬렉션보다 한달 앞서 진행된 이번 Bitter & Sweet by 이문희 2008 SS collection 또한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언제나 컬렉션을 올 블랙의 통일된 컬러를 통해 과감하고 독특하게 보여주었던 그녀답게 이번 컬렉션에서는 조금 더 에지 있고 성숙해진 블랙 트렌드를 보여주었다. 블랙 컬러의 바람이 강하게 불어와서 일까. 평소 아방가르드 하다는 느낌이 강했던 그의 컬렉션이 블랙 트렌드의 방향을 중심 있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한강 변에 위치한 선상에서 열린 쇼는 ‘ㄷ’자로 연출된 캣워크에서 진행되었고 점차적으로 고조되는 웅장한 합창곡은 검게 물든 한강 위로 반짝이는 조명과 어우러져 객석을 압도했다.

아방가르드 이미지가 주는 강한 힘을 다소 덜고 웨어러블하게 전개된 첫번째 스테이지의 의상들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트렌드와 감성을 균형 있게 어울린 룩이었다.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옷의 길이와 무게 감에 약간의 과장을 더해 역시 실상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믹스한 의상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그리고 세 번째 스테이지, 쇼의 후반부로 갈수록 좀 더 드레시하면서 아방가르드한 의상들이 속속 출현했는데, 이는 이번 쇼의 테마를 극대화해서 표현한 것이었다.

풀어서 자연스럽게 내려뜨린 헤어스타일과 창백한 백색의 메이크업으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였던 모델들은 쇼의 컨셉트를 완벽하게 이해한 듯 초점 없이 몽환적인 표정연출을 훌륭하게 해냈다.

흥미로웠던 점은 남성복은 모델 김영광이 단독으로 입고 출현해 스테이지의 흐름을 나누고 이미지 전달을 효과적으로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컬러가 블랙&화이트, 그레이 안에서 전개되어서 그럴까, 소재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과감하게 아이템을 믹스하는 뛰어난 스타일링 감각과 정교한 디테일에 더욱 눈길이 가는 쇼였다. 쇼가 끝난 후 무대 뒤에서 디자이너가 머금었던 벅찬 눈물 위로, 나의 눈에는 완성도 높았던 블랙 디테일들이 하나하나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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