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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케어/메이크업/헤어스타일

퓨처리즘과 함께 찾아온 실버와 골드 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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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리즘과 함께 찾아온 실버와 골드 메이크업.


퓨처리즘은 더 이상 매트릭스나 스타워즈를 연상시키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우주 시대의 스타일이 아니다. 특히 이번 S/S 시즌, 디자이너들은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메탈 컬러의 패브릭을 좀더 실용적인 방법으로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새로워진 메탈 컬러의 사용법은 메이크업에도 그럴듯하게 적용되었다. 이제 촌스럽고 극단적이며 때로 천박한 색으로 치부되었던 금빛, 은빛의 메탈 컬러는 아티스트들의 ‘치밀한 절제’라는 룰 아래 가장 세련된 ‘잇 컬러’로 급부상 중이다.

먼저 웨어러블한 룩으로 거듭난 메탈 의상부터 쭉 훑어보자. 알베르타 페레티의 미니 드레스, 랑방의 실크 드레스, 랄프 로렌의 머메이드 롱 스커트, 안나 몰리나리의 트렌치, 마크 제이콥스의 빅백과 샤넬의 와이드 뱅글에 이르기까지 이번 시즌을 위해 만들어진 여성스럽고 핫한 의상과 액세서리들이 대부분 실버와 플래티넘 컬러, 그리고 골드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쇼킹할 정도다. 하지만 이 메탈 톤의 의상들은 유행의 수레바퀴를 돌면서 이미 여러 번 찾아왔던 이전의 의상들과는 사뭇 다르다. 미래적인 여전사의 느낌이 아닌, 소녀적이고 때론 절제미가 느껴지며 한편으론 지극히 섹시한 느낌을 주는 룩! 여기에 매치된 메탈 메이크업 컬러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이제 당신이 메탈의 세련된 귀환에 동참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올 봄 트렌드를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던 샤넬 쇼에서는 블랙 앤 화이트의 신선한 스프링 룩에 골드와 실버 액세서리가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는 요소로 사용되었다. 특히 모델들의 아이라인에 사용된 실버와 골드 아이섀도는 완벽한 액세서리 그 자체였다. “이건 디스코 아이에요” 샤넬 쇼의 메이크업을 맡은 제임스 칼리아도스가 말했다. “70년대 풍의 아이라인을 단순화시킨 형태죠. 뉴트럴 톤의 피부 베이스에 실버와 골드 섀도를 이용해 눈의 위아래 라인을 대조적으로 그려 넣었습니다. 마치 사이버 소녀가 오드리 헵번을 만난 듯한 느낌이랄까요?” 한편 컬러풀한 패턴과 볼륨감을 강조한 겐조 쇼에서는 글로시한 메탈 질감을 이용한 미래적인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젖은 듯한 텍스처를 가진 메탈릭 실버 아이섀도를 모델들의 눈에 발랐는데, 이건 마를린 디트리히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지요. 안토니오 마라스가 <Unseen Vogue>에서 그 멋진 컷을 찾아내서 제게 보여주었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샬롯 틸버리의 설명이다.


이렇듯 실버 아이섀도를 사용한 대부분의 쇼에서는 보일 듯 말 듯한 순수한 반짝임과 입체감을 주는 요소로 실버 컬러를 사용했다. 셀린 쇼에서는 눈두덩 전체에 안개처럼 은은한 플래티넘 컬러를 발랐고, 빅터 앤 롤프 쇼에서는 눈썹을 탈색해서 피부 톤에 컬러감을 배제시킨 다음 눈 앞머리와 입술산에 은빛 섀도를 발라 윤곽을 표현했다. 루이 비통 쇼에서는 굵은 은빛 펄을 사용했지만 이 역시 아이 메이크업과 립 메이크업을 배제한 누드 스킨에 발랐기 때문에 반짝이는 화이트 섀도를 바른 듯 깔끔하고 생기 있는 인상을 주었다. 골드의 경우도 도나 카란, 안나 수이, 웅가로, 프라다 쇼에서처럼 고밀도의 골드 아이섀도와 컬러풀 아이섀도를 매치한 풀 메이크업을 제외하면 골드를 가볍고 실용적으로 사용된 케이스가 더욱 인기를 얻었다. 발렌티노, 베라 왕, 스텔라 맥카트니 쇼에서는 섬세한 질감의 골드 아이섀도를 눈 앞머리에만 살짝 터치해 모델들의 눈매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때 골드의 영원한 파트너인 레드 립스틱이 빠질 수 없다. 단, 이번 시즌 레드 립스틱을 바를 거라면 골드가 부드럽게 희석된 만큼 투명한 레드 립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

당신의 아이팟이 1세대를 거쳐 나노, 80GB 용량의 5세대로 눈부신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뷰티 케어에도 같은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 올 봄엔 밋밋했던 화이트는 날카로운 실버로, 지겨울 만큼 리바이벌을 계속해온 브라운은 섬세한 골드 컬러로 바꿔 그 진화의 행렬에 동참해보면 어떨까?

- 에디터 / 장은수
- 사진 / JAMES COCHRANE, LEE SANG HAK
- 출처 /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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