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겨울에는 빙판에 엉덩이가 산산조각날 위험을 무릎 쓰고도 하이힐을 또각 거리며 걸어 다녔다. 또 어떤 겨울에는 앞이 뭉툭한 곰의 발과 같은 어그 슈즈를 따뜻하다, 귀엽다고 좋아라 신고 다녔다. 스키니 진 위에 신어주면 승마하러 가냐고 우스갯 소리도 듣던 하이 부츠도 거쳤던 수많은 겨울을 지나 필자는 이번 겨울, 복숭아뼈 아래 아슬아슬 올라오다 만 앵클 부츠처럼 생긴 ‘부티’ 라는 녀석을 현관 앞에 가지런히 모셔두고 발을 넣어 안착했다.
365일 4시즌.
항상 필자의 발은 어느 만큼 노출할 것인가? 뒷꿈치는 얼마나 들어올릴 것 인가? 하는 고민의 산물로 새로운 슈즈들에 이제 막 아문 발등에 다시 물집이 잡히고는 한다.
때문에 여름 내내 샌들 덕분에 그을리고 가을에 새로 산 하이힐들 덕에 무참히 까진 발을 보호하려면 얌전히 두툼한 양말을 신고 가려줄 수 있는 해 묵은 부츠를 신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가장 낮은 곳에 임하면서도 매 시즌 쉬지 않고 나름의 슈즈 트렌드를 형성하는 패션 스트림 덕분에 결국 이번에도 ‘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조금 다르다. 슈어 홀릭인 필자에게도 몇 켤레 되지 않는 ‘부티’는 이토록 열풍적인 사랑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앵클부츠도 아니고 하이힐은 더더욱 아니며 그렇다고 플랫폼 슈즈도 아닌 것이 새로운 슈즈제왕 자리로 등극하기 까지는 어떤 매력 요소를 지니고 있었는지 살펴보자.
부티 쇼핑에 나섰을 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디자인인 옥스퍼드 형 부티는 굉장히 스마트한 인상과 함께 하이힐처럼 높이 솟은 굽과 어딘지 애처롭게 훤히 드러나는 발목과 복사뼈가 조합이 된 묘한 트렌디 함을 선사한다.
때문에 발목 위에서 끝나는 스키니 진이나 다소 짧은 기장의 팬츠 등에 매치해주어 복고적인 듯 트렌디한 룩을 연출할 수 있고, 스타킹과 레깅스를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분위기의 180도 전환이 가능하다. 는 점이 핵심 매력이라 볼 수 있다.
둘째로,
시즌성에 맞춰 부츠라인을 선택할 때 매번 하이 부츠만을 고집할 수 없는 노릇이나 앵클 부츠로 인해 다리가 짧아 보이면서도 가는 발목 부위가 드러나지 않아 통통한 종아리부터 시선이 시작되던 부작용을 말끔히 해결해 더욱 길고 슬림한 레그 라인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 이다.
세번째 요소는,
“시즌 리스!”를 외치며 f/w 시즌에도 모직 등 두꺼운 소재로 구성된 미니 스커트나 핫 팬츠 그리고 레깅스 룩을 고집하는 ‘스타일에 죽고 못 사는’ 트렌드 리더들에게 컬러 매치와 포션에 대한 심오한 연구의 기회를 준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룩을 개발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만큼 패션피플에게 신나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번 4대 패션 도시들의 f/w 런웨이에서는 수 많은 부티들이 과감하게 진화하며 등장했다. 발등을 깊게 파 준 스타일, 오픈 토 스타일, 발등에서 발목 아래까지 미니멀하게 매끄러지던 스타일 그리고 옥스퍼드 슈즈 스타일까지…
모든 공중, 인쇄 매체들에서 8,9등신의 미녀들이 절대적인 미의 기준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이 시대 여성들의 1 cm 소망을 시각적으로나마 이루어주고자 등장한 또 하나의 진화된 아이템 부티.
이번 시즌은 모처럼 컬러풀하고 다양한 스타킹과 레깅스마저 그들의 시간이 왔으니 부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연출해 준다면 진정 발 끝에서 멋을 완성하는 올 겨울 트렌드 리더는 바로 당신이 될 수 있겠다.
아이스타일24 에디터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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