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한 달 전, 수영장 탈의실에서 뒷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비키니 팬티 사이로 삐져나온 엉덩잇살, 그리고 그 아래 오렌지 껍질처럼 울퉁불퉁한 셀룰라이트가 허벅지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깊고 촘촘하게. 사실 다이어트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어차피 윤은혜나 옥주현처럼 환골탈태할 게 아니라면 먹고 싶은 거 먹고 놀고 싶을 때 놀면서 마음이라도 편하게 사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게 내 철학이었다. 그래도 무슨 똥배짱인지 미니 원피스에 쇼트 팬츠, 한여름엔 비키니까지도 서슴없이 입을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흉한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치한 채 살아온 20여 년에 대한 대가일까? 가만히 있어도 보이는 셀룰라이트는 이미 ‘애 둘쯤 난’ 아줌마 몸매였다.
기사는 수없이 썼으나 당최 다이어트라곤 해본 적이 없던 나는 자타공인 다이어트 전문가인 한의사 친구에게 구조 요청을 했다.
“어쩔 수 없어. 나이가 들었거든. 그거 그냥 다이어트로는 죽어도 안 없어진다.” 다이어트 한약 몇 첩이면 해결될 줄 알았던 나의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설명에 따르면 셀룰라이트는 비만이 아니라 오히려 순환계 장애에 가깝다. 혈액과 림프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오랜 시간 노폐물과 수분, 지방, 독소 등이 쌓이고 뭉친 것이 진피층까지 밀고 올라와 피부에 울퉁불퉁 굴곡이 생긴 것. 튼 살처럼 한번 생기면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제거하기 어려워서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게다가 나의 경우처럼 셀룰라이트가 장시간 쌓여 가만히 있어도 보이는 수준이라면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는 절대 없앨 수 없다. 뭉친 지방 덩어리를 분해하고 배출할 수 있는 마사지나 시술을 해야만 한다는 얘기.
말랐으나 어딘지 모르게 매끈해 보이지 않는 다리나 절대 날씬한 건 아니래도 잘 빠져 보이는 몸매의 차이점은 바로 셀룰라이트 유무에 있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