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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필립스는 아예 밥그릇 같은 볼에 금빛 아이섀도를 녹여 모델들의 눈을 골드로 도배해버렸다. 샤넬, 돌체 앤 가바나, 오스카 드 라 렌타 등 이번 시즌 골드의 매력에 빠진 브랜드는 셀 수 없이 많다. “순수한 피그먼트로 이뤄진 골드예요. 마치 액체로 녹인 금덩어리 같지만 분명 메이크업 제품이죠. 여기엔 매트한 마무리감의 완벽한 피부를 표현합니다. 볼터치도 아이라인도 필요 없어요!” 샤넬 쇼에서 미다스를 자처한 피터 필립스의 말이다. 그가 이번 시즌 골드를 테마로 잡은 이유는 코코 샤넬의 깡봉 31번가 아파트를 방문한 후다. “만화경처럼 반사되는 거울, 길게 드리워진 샹들리에, 골드로 덮인 벽지….” 그리하여 그는 골드빛 파우더 ‘화세뜨 도르 쥬 꽁뜨라스뜨 골드 피버’와 골드 네일 라커 ‘르 베르니 골드 픽션’을 크리에이션 한정 제품으로 우리에게 선보였다.
골드를 좀더 모던하게 즐기고 싶다면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메이크업을 참고하자. 눈두덩이 하이라이트 부위에만 골드를 바른 후 눈머리과 꼬리에는 블랙으로 차분하게 마무리해 색다른 스모키 아이를 연출한다. 슈에무라의 경우 도발적이고 즉흥적인 메이크업을 제안했는데, 바로 파우더와 크림의 서로 상반되는 텍스처를 활용하는 것. 골드 브론즈의 풍부한 색감에 그린이나 퍼플 등의 크림 섀도를 포인트로 발라 도회적인 룩을 완성하는 것이다.
골드를 단지 눈가에만 바른다는 편견도 없애는 것이 좋다. 하이라이트를 주거나 얼굴에 윤곽을 가다듬는데 사용할 수 있다. 에스티 로더의 크림 ‘캐러멜 시머 파우더’는 골드 컬러가 달팽이 모양으로 어우러져 있어 얼굴은 물론 데콜테에 발라 섹시함을 더해준다. 인도 여인에게서 영감을 받은 랑콤의 ‘뿌드르 엘레펀트 땡’은 행운과 힘의 상징인 코끼리를 형상화한 그림이 메이크업의 재미를 더해준다. 골드·페일 핑크·오렌지 등 세 가지 컬러로 구성된 파우더는 자연스럽게 빛나는 피부톤을 완성하는 아이템. 랑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뷰티 팁을 살짝 공개하자면, 얼굴 가장자리와 코 옆 부분에 골드 컬러를 바르고, 오렌지는 볼에, 페일 핑크는 콧대에 발라주면 훨씬 더 입체적이고 윤곽이 산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자, 골드의 화려한 쇼는 감상했고, 좀더 웨어러블하고 모던한 룩을 원한다면 이번엔 브라운의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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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각종 가요차트를 강타한 ‘브라운 아이즈’가 런웨이에서도 폼나게 행진했다. 베르사체, 조르지오 아르마니, 드리스 반 노튼 등 수많은 컬렉션 쇼의 모델들은 브라운 컬러의 고혹적이고 지적인 후광을 눈매에 얹은 채 캣워크를 누볐다. “뉴트럴한 브라운 아이섀도와 토프 컬러 아이섀도를 섞어 그러데이션하고, 눈썹 바로 밑에는 골드 파우더를 덧칠했죠.” 베르사체 쇼에서 메이크업을 담당한 팻 맥그래스의 설명이다. 이번 시즌 아이 메이크업의 특징은 다양한 명도와 채도의 브라운 컬러들이 특정 테두리나 라인의 느낌 없이 정교한 테크닉으로 블렌딩되어 완성되었다는 점이다. 눈가에는 브라운과 연계된 비슷한 톤(브론즈 골드, 비둘기색 등)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었고, 입술에는 톤 다운된 부드러운 토프톤이 칠해졌다. 브라운을 베이스로 더욱 고혹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스모키 아이를 완성한 것! 이번 시즌 브라운 컬러로 가을 룩을 제안한 대표 브랜드는 디올과 부르조아. 디올은 마를린 디트리히에게서 영감을 받은 우아한 ‘댄디 레이디 룩’을 선보였다. 이 글램 룩은 크로커다일 패턴으로 형상화된(디올 쇼에 등장한 크로커다일 패턴의 브라운 수트를 연상시키는!) 황갈색 셰이드의‘모노크롬 팔레트’로 완성되었다. 브라운, 브론즈, 베이지 컬러가 그러데이션 된 이 팔레트는 스모키 룩에서부터 이지 투 웨어 룩까지 다양하게 눈매를 변신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부르조아의 ‘클랜 패션룩’은 브라운과 아쿠아그린 컬러의 오묘한 조화로 상큼발랄한 룩을 연출했다. 스코틀랜드의 전통 체크무늬와 멋스럽게 어울리는 이 룩은 브라운으로 깊이 있는 눈매를 완성한 후 언더라인에 아쿠아그린 컬러로 포인트를 줌으로써 개성을 더했다.
브라운의 인기는 컬러 영역을 점차 확대시키는 경향도 보여주었다. 바비 브라운이 이번 가을 선택한 컬러는 브라운과 퍼플의 중간인 ‘모브 컬러’. 아름다운 빈티지 책 표지에서 영감 받은 이 룩은 브라운과 퍼플, 회색 컬러들의 조화로 차분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또한 브라운과 골드를 섞은 브론즈의 활약도 대단했다. 블루마린, 로베르토 카발리 등의 쇼에서 눈매를 반짝이게했던 바로 그 컬러. 피터 필립스는 “브론즈는 모든 색의 눈동자를 예쁘게 만들어주는 색상입니다. 또한 무거운 화장을 한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똑똑한 카멜레온 색상이죠”라고 말했다. 이런 룩을 원한다면 풍부한 펄감으로 과감한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해주는 맥의 ‘오버리치’ 아이 피그먼트 시리즈나 부르조아의 ‘메탈릭 아이라이너’를 활용해 눈두덩 전체에 색감을 더해주거나, 아이라인 정도에만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브라운 아이즈’에 좀더 포커스를 두고 싶다면 팻 맥그래스의 마지막 조언을 잊지 말 것. “볼에는 약간의 광택만, 입술은 누드 컬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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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한 내용은 <보그> 2008년 9월호에서 확인하세요! - 에디터 / 김혜원 - 포토 / JAMES COCHRANE, CHA HYE KYUNG,COURTESY OF CHANEL - 출처 / www.vogu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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