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통합보관자료

2008년 봄 여름, 색의 바다에 빠지다!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08 S/S 서울 컬렉션에서 꼭 체크 해야 하는 중요 포인트를 짚어 보았다.
이번 서울 컬렉션에서는 봄바람에 치맛자락이 하늘하늘 날리듯 좀 더 여성스럽게 좀 더 발랄하게 보이려 고심한 디자이너들의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작년 드세던 매니시, 보이시 룩들은 한 때 지나쳐간 태풍인양 그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려웠고 그 자리를 좀 더 풍성해진 벌룬 실루엣이나, 지중해에서 방금 나온듯한 여신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는 듯 루즈한 박시 라인들, 또는 한층 더 우아해진 글래머러스 한 아우어글래스 라인들은 방향은 약간씩 다르더라도 “여성”이란 큰 무대 위에 올려진 소녀 또는 숙녀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나 08 s/s에서 봄바람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따뜻해지고 다양해진 컬러에서였다. 컬러의 다양성은 지난 시즌 해외 컬렉션에서부터 그 변화를 가늠할 수 있었는데 그 변화가 서울 컬렉션도 피해가지는 않았다. 해외 컬렉션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다양해지고 화사해진 컬러가 올 한해를 가로지를 것 같다. 자 그럼 다양해진 컬러 속으로 빠져 볼까?

.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외 컬렉션에선 우리와 다른 정서 때문인지 강렬한 원색이 메인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나 컬러가 다양해진 어느 시점부터는. 하지만 국내에서 열린 컬렉션들은 약간 다른 점이 있는데, 아무리 색이 다양해져도 원색이 메인이 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는 것이다. 드물게 원색이 메인 컬러가 되는 경우 중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컬러가 레드인데 올해 서울 컬렉션에서도 레드는 그 빛을 강렬하게 디자이너의 존재를 인식시켰다. 홀로 메인이 되거나 블랙 & 레드 화이트 & 레드로 어우러져 때론 정숙한 숙녀처럼 고고하게 때론 요염한 요부처럼 화려하게 무대를 물들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해 제일 많은 얼굴을 보여준 컬러는 단연코 옐로우였다. 무엇이든 다 포용할 수 있는 대지처럼 옐로우는 선플라워 옐로우(sunflower yellow), 오렌지(orange), 피치 오렌지(peach orange) 등 매번 얼굴을 바꿔가며 많은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건 아마도 봄의 따뜻함을 표현하는데 있어 그만큼 적당한 색도 없으며 또 그만큼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자심의 존재감을 확실히 새겨 넣을 수 있는 컬러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또 대지가 ‘황’의 색을 가지고 있듯 여성의 한없는 모정을 나타내는 색 또한 옐로우일테니 페미니즘이 강세인 올해 옐로우가 많은 사랑을 받은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린아이들에게 봄은 무슨 색일까요? 라고 묻는다면 약속이나 한 듯 그 조그만 입들에서“초록색이요~~”라는 말이 나오는 건 왜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이 글을 쓰는 본인조차도 ‘봄은 초록이지..’하면서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당연히 봄이 온다는 건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이고 그 새 생명이란 다름 아닌 온 동산에 피어나는 싱그러운 풀님들이 그 해의 시작을 알리는 새 생명이란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08s/s 서울 컬렉션에 봄을 알리는 색들 역시 그린이었다. 그린은 참 묘한 색인 것이 채도의 높고 낮음에 따라 그 성격이 180도 변한다는 것이다. 높은 채도에서는 한없이 순수하고 싱그럽지만 다크 그린에서는 한없이 무겁고 어두운 컬러가 된다. 이 재미있는 양면성 때문인지 많은 디자이너들이 가장 많은 변화를 꾀하는 색 중 하나가 바로 그린이다. 올해 특히 볼륨감 있는 벌룬 디자인이나 한복 라인을 창작한 디자인에 많이 사용되었다. 볼륨감 있되 너무 들떠 보이는 것을 커버하긴 위해선 다크 그린이 제격인 셈이었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 그 어떤 여인이 신비로워 보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 상대가 연인이든 직장 동료든 그저 아는 사람이든... 내가 누군가에게 신비로워 보인다는 것, 그것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한번쯤 누군가에게 “당신은 신비로워” 라는 류의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이는 알 것이다. 그 알듯 모를 듯한 짜릿함은! 그런 여인네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색을 뽑자면 퍼플! 이 신비로운 컬러는 ‘보라색은 쉽게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라는 말이 돌듯이 아무에게나 자신을 허락하는 색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디자이너들도 까다롭게 생각하는 컬러 중 하나며 그래서 더욱 더 정복해 보고 싶은 컬러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꼭 도달하고픈 컬러의 이상향이랄까... 아니나 다를까 올해도 많은 무대에 올라오진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퍼플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꾸준히 무대를 장식하는 만큼의 매력 때문이다. 결코 작품 수와는 상관없는 그 매력은 한 번 빠져본 사람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고 또 지켜야 하는 것을 우리는 ‘기본’이라 부른다. 굳이 패션 용어로 변환을 하자면 ‘클래식’정도일까? 기본 아이템으로 꾸준히 사랑 받는 것들을 그렇게 통칭하는데, 색에서 뽑자면 그건 당연히 블랙 & 화이트일 것이다. 제일 무난하면서도 제일 멋스러운 그래서 많은 이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컬러! 아무리 색이 다양해졌다 해도 우리는 결코 이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이들 또한 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란 건 매해 열리는 컬렉션에 올라오는 작품 수와 비례할 것이다. 올해 역시 가장 많은 컬러로 그 위용을 과시했는데 아무리 과시해도 지나치지 않을 그런 컬러임에는 확실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그 곳엔 ‘누드’와 ‘내추럴’이 있었다. 아이보리, 크림, 베이지 등 자연을 닮은 지구의 색들과 인간을 닮은 사람의 색이 있었다. 조용하지만 그럼에도 무대를 꽉 채운 그 컬러들은 화려함만이, 화사함만이 봄을 알리고 새 생명의 탄생을 알린다고 여기는 우리들을 조용히 타이르기라도 하듯이 자연의 색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색으로 봄을 알리고 있었다. 어쩌면 가장 친밀하면서도 가장 우리에게 맞는 색들은 장미의 빨강도, 향이 진한 라벤더도 아닌 그 꽃들이 태어나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허락해준 자연이 아닐까? 제 아무리 장미라도 자신을 태어나게 해준 자연의 그 색 앞에서는 자신의 도도한 빨강을 자랑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더 룩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