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5:5, 7:3. 수학 공식을 적용한 숫자의 조합들처럼 보이는가. 여기에‘가르마’라는 단어만 뒤에 덧붙이면 정답은 금세 풀린 다. 가르마는 너무 간단해 보이지만 헤어 스타일과 인상에 드라마틱한 영향 을 주는 요소 중 하나.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익숙하다는 이유로, 또는 스타일 링이 편하다는 이유로 평생 한 방향의 가르마만을 고수하기 쉽다. 나 역시 20 년 가까이 왼쪽으로 살짝 치우친 옆가르마만을 편애했으며, 지인들을 살펴보더라도 헤어 스타일을 바꾼다며 파마를 하거나 염색을 할 때에도 가르마를 바꾸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런 내가 가르마가 가진 놀라운 위력에 새삼 놀라 게 된 건 4년 가까이 봐왔던 모 브랜드의 홍보 담당자를 만났을 때부터. 메이크업이나 헤어 스타일이 확 바뀐 것도 아닌데 그녀가 갑자기 너무도 이지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신기하죠? 가르마 방향을 반대로 바꿨는데 다른 사람 들도 같은 반응을 보이더라고요.”행사에서 만난 타 매거진의 뷰티 에디터 또 한 가르마 방향을 반대로 바꾼 후 머리카락이 한결 풍성해진 느낌이라며 자랑했다. 가르마 방향을 바꿔주는 것만으로 이미지가 달라 보이고 머리 숱까지 많아 보인다니 놀랍지 않은가!“사람의 얼굴은 완벽한 대칭을 이루기 어렵 기 때문에 반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이라도 오른쪽과 왼쪽이 조금 다르죠. 가르마를 바꿔주면 시선을 받는 곳의 위치가 바뀌어 이미지가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알트 앤 노이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정운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가르마의 변화를 이용한 메이크오버 팁을 알아보자. 흔히 가운데 가르마라고 말하는 센터 파팅은 어려 보이면서도 에 지 있는 인상을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구찌, 드리스 반 노 튼, 크리스토퍼 케인 등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 룩을 통해 프레젠테이션 되기도 했으니 트렌디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적 극 추천한다. 한국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옆가르마는 단아한 느낌을 내고 싶을 때 효과적. 이때 늘 한쪽으로만 하지 말고 두세 달에 한번씩 반대 방향으로 가르마를 넘겨주면 눌려 있던 모근이 되살아나 볼륨 있는 헤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이때 가운데를 중심으로 4:6, 3:7에서 1:9의 비율 까지 점점 더 옆으로 가르마를 옮길수록 더욱 더 차분한 인 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헤어 스타일리스트 정운의 조언.
긴 생머리나 생머리 포니테일을 고수하는 당신이라면 가끔씩 재미있는 가르마를 시도해볼 만하다. 지그재그로 변화를 주거나 곡선으로 가르마를 타 보는 것. 앞에서 볼 땐 드러나지 않지만 그가 포근히 머리를 감싸 안으면 당신 만의 스타일링 센스를 얼른 알아차릴 수 있도록 말이다. 가르마는 이미지에 변화를 줄 뿐 아니라 얼굴의 단점을 커버해주는 마법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 다. 얼굴형이 갸름하다 못해 길어 서글픈 당신이라면 옆으로 넘긴 가르마를 선택해 얼굴을 부드럽게 보이도록 할 것. 반대로 얼굴 길이가 너무 짧다면 5:5 가르마로 세로선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으며, 얼굴이 너무 동그랗다면 약 간만 옆으로 넘긴 4:6이나 3:7정도의 가르마 비율이 적당하다.
마지막으로 가르마 방향을 가끔씩 바꿔주면 좋은 이유가 하나 더 있으니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머리카락 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 특히 여성 탈모 는 정수리 부분에 주로 생기는데, 한 곳에만 계속 가르마를 해주면 라인이 고정되면서 주변의 두피가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고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더 쉽게 빠진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조금씩 가르마 위치를 바꿔주면 적어도 가르마로 인한 추가적인 탈모는 예방할 수 있는 셈이다. 자, 진정한‘보그 우먼’ 이라면 거울 앞에서 조금 더 정성을 들여 가르마 라인을 다듬어보자. 시크한 헤어 스타일과 두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더더욱!
- 에디터 / 김보선 - 모델 / 허여진 - 헤어 / 정운(알트 앤 노이) - 메이크업 / 배경란(알트 앤 노이) - 출처 /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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