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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디렉터로의 꿈을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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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경력이…” 조심스레 물어보는 질문에 “69년 생이구요, 16년째 됐어요”라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그녀에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사전조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본 그녀는 한 30대 초반 정도 밖에 안보였으니까.
‘얼마 전 모 매체에서 ‘이효리’씨와 화보를 찍어 이슈가 되었는데’라는 질문에 ‘그녀(이효리)가 워낙 섹시하고 패셔너블 했고 포토그래퍼가 훌륭했기 때문이지 내 덕분이 아니다’라고 겸손의 말을 하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유.수.연! 멋있는 싱글 인생을 즐기는 그녀와의 일문 일답이다.
벌써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한지 햇수로 16년이다. 스타일리스트는 CF, 방송, 잡지 등등 분야가 다양하게 나누어져 있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스타일리스트를 단순히 옷 입혀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옷을 입혀주는 것은 처음 시작 단계의 한 부분일 뿐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스타일리스트는 아트디렉터의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디자이너이면서 코디네이터인 동시에 아트디렉터의 눈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구만 하는 일도 아닌 직업이 스타일리스트다.
차이가 없다. 단지 코디네이터라고 불리는 것이 요즘 들어 약간 비약하는 느낌이 드는 단어이고, 또 광고나 방송 CF 등에서 기획자들을 코디네이터라 불러 작업하는데 혼동되기도 하고 잡지 등 화보를 촬영하는 매체들이 많아지면서 스타일리스트라고 부르는 것 같다. 미국 등 외국에서는 패션 스타일리스트, 패션 에디터 등의 단어가 일반화되어 있다.
서영희 선생님이다. 아트디렉터를 꿈꾸는 나로서 서영희 선생님만큼 완벽한 표본은 없다고 생각한다. 의상을 제대로 알고 표현하는 능력과 사진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사진으로 표현해 내는 능력을 보면 진정한 아트디렉터로의 길을 걷고 계신 분이다.
화보를 진행할 때 아이디어와 시안 작업부터 시작해서 비주얼을 완성하기까지 기자 없이 모든 것을 혼자서 어레인지하고 진행했을 때 쾌감을 느낀다. 이번에 럭셔리 10월호에 나오는 14p짜리 화보를 진행했다. ‘아르데코’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한 이번 화보에서 컨셉트부터 작가 섭외, 헤어&메이크업, 세트 스타일링, 리터칭까지 모든 부분에 걸쳐서 나의 손길이 들어가 있어서 최근에 했던 작업 중에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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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사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일을 해왔기 때문에 좋은 일도 많았고 나빴던 일들도 많았었다. 그래도 그 중에서 한 가지를 꼽으라면 스타일리스트를 단순히 옷 빌려오는 사람이나 옷 입혀주는 사람 등 심부름꾼 취급을 받을 때가 아닐까 싶다. 전문영역임에도 아직 선진국에서처럼 인정하지 않는 몇몇 ‘갑’들이 있다. 아무래도 CF에서는 제품이 메인이고 의상이나 모델은 사이드이기에 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한번은 CF 일을 하는데 사전에 국장과 페이 문제에 대해 다 논의가 된 후 일이 진행된 일이 있었다.

헌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달라서 그런가 촬영에 참여도 하지 않았던 한 AE가 페이 지급을 제대로 못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게 아닌가. 그것도 심부름꾼 취급을 하면서 말이다.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서 ‘스타일리스트가 아이템만 가져다 주는 심부름꾼이냐. 나도 비싼 사람이다. 이런 시안(CF촬영)은 나도 잡을 수 있다. 돈은 안받아도 그만인데 일단 주기로 한 돈을 달라. 그럼 내가 다시 당신한테 던져서 돌려주겠다.’라고 강력하게 대응했던 악몽(!)이 생각난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끌어낸다는 점이다. 그래서 컨셉트가 주어진 작업을 시작할 때 그 컨셉트에 대한 내 생각을 미리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어떻게 할까?’라고 먼저 의견을 물어본다. 그러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그 나름대로, 어시스던트는 그 나름대로의 생각을 얘기 해준다.

보통 두 가지 경우로 나뉘는데 연구해서 제안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서 나는 앞으로 같이 작업을 계속 같이 할 수 있을지 없을 지가 결론지어진다.
기존에 친분이 있던 지인이든 나를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오늘 제 의상은 어때요? 제겐 어떤 옷이 잘 어울리나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여기서 사람들이 착각하는 점이 나의 직업이 스타일리스트이지 이미지 컨설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타일리스트는 주제를 가지고 어디(CF인지, 잡지인지, 방송인지)에 보여져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한 다음, 컨셉트에 맞게 움직여 주는 것이다.

즉 촬영을 위해서 일을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질문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나에게 많이 하는 질문은 개개인의 평소 습관이나 스타일, 대내외적 이미지 등등 사소한 개인적인 것을 알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불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를 컨설팅 해줘야 하는 질문이기에 전문 이미지 컨설팅하는 사람에게 의뢰를 해야 하는 질문이다(웃음).
80%다(90%라고 얘기했다가 웃으며 급 수정했다). 10%는 사업적인 면에서 아직 내 능력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는 부분이고 나머지 10%(이 부분이 90%에서 80%로 수정된 부분이다)는 옆구리가 아직 허전하다는 것이다(웃음).
영화배우 문소리이다. 5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영화 ‘바람난 가족’으로 각종 시상식에 불려 다닐 때였다. 변화를 필요로 했던 그녀가 내게 의뢰를 해왔고 나는 그녀의 카리스마와 연기파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부각 시키고 싶었다. 팜므파탈 적이면서도 전사적인 이미지의 검은색 드레스(진태옥선생님 작품)로 이슈가 되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
보그 미국판에 있던 화보로 기억된다. 네일을 주제로 한 뷰티 화보였는데 음식과 네일과 주얼리가 함께한 화보였다. 테마도 럭셔리다. 그 중 하나가 캐비어를 손에 쥔 컷인데, 다들 알다시피 캐비어는 그 가격이 비싸서 아무나, 많이 먹지 못한다. 그런데 그 화보에서는 블랙의 캐비어를 손으로 움켜쥐고 있다. 그러면서 네일컬러도 잘 보인다. 그 화보에서 주는 메시지는 ‘가진자들 만이 누릴 수 있다’였다. 이보다 더 이 주제를 잘 표현한 화보는 없었을 것 같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보고 듣고 즐기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나 같은 경우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큰 노하우이고 일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스타일리스트는 트렌드를 앞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사회문화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잡학 다식하면 좋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뮤지컬이든… 무엇이 되었든 항상 보고 느끼고 즐겨야 한다.

나에게 음악은 삶이고 미술은 밥이었다. 관심분야도 다양했다. 이런 점들이 일과 연결되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총 3가지다^^. 하나는 지금까지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화보에 메시지를 넣어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대중이 원하는 것을 캐치해 그들이 원하는 메시지가 있는 화보를 진행하고 싶다. 독특한 컨셉트에 메시지를 넣어 진행하는 것보다 일상적인 느낌의 컨셉트에 메시지를 넣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다. 지금 생각하는 것으로는 물속 전문 화보 스타일리스트이다. 예를 들어 퍼 같은 경우 다양한 종류의 퍼가 있겠지만 수달 같은 동물의 퍼는 물속에서 털이 더 잘 살아난다. 그런 것을 보여주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 그래서 국내로 국한하지 않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다.

또 하나는, 한국적인 것을 생활 패션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후배를 양성하는 CEO로서 성공하고 싶다.
레트로에 포커스를 두면 될 듯. 40년대 스타일부터 70년대까지 히피적인 룩, 미니멀한 클래식 빈티지, 아르데코, H라인 등이 대세를 이룰 듯 보인다. 트렌드를 따라간다고 새로 옷을 모두 구입하거나 하기보다는 액세서리에 포인트를 주는 것에 눈을 돌려보자. 액세서리는 색상에 포인트를 주고 볼 것. 보통 가을 겨울에는 블랙에 플러스 알파로 색상이 있는데 올해는 청록색이나, 그레이, 핑크, 보라색 등이 유행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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