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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엣지녀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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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있게 해.”

라며 눈을 흘기는 김혜수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누가 일하면서 저런 옷을 입냐’고 투덜거려도 원 숄더의 펄럭이는 원피스나 팽팽하게 긴장한 종아리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킬 힐.

그리고 힘이 잔뜩 들어간 어깨의 ‘뽕’의 우람한 자태는 어쩐지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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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어쩐지 낯 간지러워지면서도 슬그머니 ‘엣지’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사용하게 되는 걸 보면 바야흐로 패션을 좀 한다 하는 자들의 시대가 막을 열기 시작한 듯도 하고, ‘스타일’이라는 직접적인 제목의 드라마가 흥행 가도를 달리면서 ‘그래 봤자’ 하는 마음이었던 80년대 룩이 본격적으로 그 거친 본성을 드러내며 스트리트를 질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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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09년 s/s 와 f/w 시즌을 통해 지금 이 순간, 가장 정확한 트렌드의 잣대를 제시한 발맹의

락 시크 적 터치가 가미된 찢어진 스키니 워싱 진, 요란한 트리밍 그리고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감상했던 어느 고성의 기왓장을 연상시키듯 하늘로 솟은 어깨 선은 블링블링 한 소재의 재킷 속으로 들어가면서 마돈나가 빙의 된 것만 같은 레이디 가가들을 탄생시켰다.


오버의 미학을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양 어깨에 커피잔 하나씩은 넉넉히 올릴 수 있을 듯한 재킷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촌스런 디스코를 떠올리게 하던 찢어진 워싱진은 이제 최신 유행이 되어 버렸다. 그간 미니멀 룩을 상징하는 아이템들로 가득했던 옷장과 잔고가 바닥난 통장을 보면서 한숨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되고도 남을 일 이다. 그러나 무작정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트렌드에 휩쓸려 무엇이든 사잴 수도 없는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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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엣지 있는 여성이 되고 싶다면 트렌드를 사지 말고 스타일을 사야 할 것 이다.

어깨가 얼마나 뾰족하게 잘 다듬어졌나 에 집중하기 보다 얼마나 내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가 이다. 원 숄더로 글래머러스한 분위기를 풍기며 등장한 김혜수를 섹시하지만 어색한 모피 칼라 위에 아담한 얼굴을 드러낸 이지아는 얼마나 어색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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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녀는 아무리 거대한 트렌드의 흐름이 쓰나미 처럼 몰려와도 자신이 그간 구축해놓은 스타일의 견고한 댐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법이 없다.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블링블링한 신상 구찌 드레스도 밤무대 가수 의상으로 전락하는 것은 일순간.


그래도 역시 근사해 보이는 이러저러한 아이템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면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그들을 따라가기 보다 미니멀 룩이 돋보이는 원피스에 볼드한 장식의 네크리스 하나, 혹은 루즈한 티셔츠에 워싱 스키니 진, 혹은 끝내주는 킬힐을 매치하는 것으로 정도를 지키는 트렌드세터가 되어보자. MTV 카메라 앞에서 뒹굴지 않을 것 이라면 어쩐지 조명을 마구 반사하는 반짝이단추가 주렁주렁 달린 재킷은 부담스럽지 않은 가.



출처

아이스타일24 에디터 남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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