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가 같은 BB크림, 똑같은 제품은 아닐까?(0)

OEM 생산 비비크림, 같은 제품은 아닐까?

올 한 해를 휩쓴 화제의 비비크림 대부분은 제품을 특정 제조사에 맡겨 생산한 OEM 제품들이다. 제조사가 같다면 결국 내용물도 같은 것 아닐까?

브랜드는 달라도 제조사는 하나?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비비크림 30개 브랜드 중 판매사와 제조사가 다른, OEM 생산 방식을 채택한 브랜드 는 약 80%가량. 이는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하우스를, LG생활건강도 캐시캣 제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아이오페는 제품의 차별화, 고급화를 위해 자체 생산을 하지만 유행을 따르는 브랜드에는 OEM 방식을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OEM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이 브랜드의 특성과 제품력을 반영하느냐는 것. 과연 제조사가 같다고 해도 브랜드가 다르면 제품력에는 차이가 나는 것일까? SURE는 유명 비비크림 제조사로 알려진 ‘코스메카 코리아’와 ‘한국 콜마’의 담당자 인터뷰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했다. 콜마&코스메카 says : ‘1사 1처방’ 원칙을 고수한다 OEM & ODM 업체 중 최대 규모인 한국 콜마의 배병호 마케팅 팀장과 비비크림 생산으로 가장 유명한 코스메카 코리아 조현대 연구원의 대답은 같았다. 브랜드의 제조사가 같다고 해도 그 내용물까지 같을 수는 없다는 것. ‘1사 1처방’ ‘거래선 비공개 원칙’이 OEM 생산 방식의 기본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 12개의 비비크림을 쭉 늘어놓고 표시 성분을 비교해본 결과 같은 제조사에서 만든 제품의 경우, 겹치는 표시 성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견되었다. 이에 대한 코스메카 코리아 조현대 연구원의 답은 이렇다. 예를 들어 두 개의 비비크림이 있는데 A사는 자외선 차단 15에 미백이 되고 B사는 자외선 차단 45에 미백, 주름이 개선된다 가정하더라도 두 제품의 표시 성분은 같다는 것이다. 표시 성분이 제품의 배합과 처방까지 설명하지는 못하기 때문. 그렇다면 브랜드가 비비크림을 다량 생산하는 제조사에 제품을 맡기는 이유는 뭘까? 코스메카 코리아는 비비크림 시장이 팽창하기 전, 비비크림에 어울리는 제형을 계발해 식약청 허가를 받아놨으며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했다고 한다. 덕분에 제품 출시 시 인증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물론 앞에서 밝힌 원칙처럼 이런 기술의 브랜드간의 공유는 절대 불가하다고 한다. expert says : 몇 가지 성분만을 바꾸어 생산했을 것이다 코즈메슈티컬 화장품 기업 P연구원과 전 식약청 연구원 출신 K교수에게 OEM 업체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낸 사실을 재차 확인해보았다. P연구원은 코스메카 코리아는 한스킨 비비크림 제조사로 유명해진 업체이고 콜마는 과거 색조 제품 제조사로 이름을 날리다 현재는 스킨케어 쪽으로 강화된 업체라며 “제조사가 같으면 유화 처방 등 일부 화장품 배합 기술에서 유사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특히 제조사의 규모가 작다면 처방 방식의 선택의 폭이 좁아 브랜드별로 유사한 처방을 할 수도 있고요”라고 말했다. K교수의 의견은 좀더 명백했다. “비비크림을 유통시키려면 성분 구성을 식약청에 인가받아야 하는데 이미 인증받은 성분 구성이 있을 경우(특히 잘 세팅된) 향이나 보습 성분의 비중 차이만 두어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했다. 이미 인증받은 성분의 반 이상을 바꿔 정상적인 인증 소요 기간인 3개월을 기다리기보다는 몇 가지 성분만 바꿔 15일 내에 인가를 받는 것이 브랜드에 유리하기 때문. 물론, 전 성분 표시제를 고지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색소와 방부제를 의미하는 표시 성분만으로 그 내용물이 같다고 규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비비크림 열풍을 타고 몇몇 제조사에서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생산되는 브랜드들의 시장 경쟁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기획 : 이선정, 한현미 | 포토그래퍼 : 김소영 | 슈어 | patzzi : 이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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